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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ERA 1.19' 상대로 '156㎞' 던지고도 6실점 난타...그래도 문동주는 버텼다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흔들렸다. 하지만 곧바로 무너지지 않고 버텨냈다.문동주는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 상태에서 책임 주자 한 명을 남겨놓고 강판됐다. 팀이 4-6으로 끌려가는 4회 마운드를 내려가 시즌 첫 패 위기에 놓였다. 75구를 던진 가운데 최고 156㎞/h를 찍었지만, 1회 빅 이닝을 허용하며 실점이 크게 늘었다.문동주는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KBO리그 신인왕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국내 투수 역대 1위인 160.1㎞/h(호크아이 기준 161.1㎞/h)를 기록했고 국가대표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호투하는 등 전국적인 주목도 받았다.그런 문동주에게 가장 고전했던 상대가 두산이었다. 두산은 지난해 문동주와 4경기 만났으나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문동주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1.19로 두산전마다 호투를 이어갔다.그런데 이날 흐름은 2023년과 달랐다. 문동주는 타선이 1회부터 지원해준 두 점 리드를 안고 1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시작부터 풀리지 않았다. 두산은 베테랑 테이블 세터인 정수빈과 허경민이 내야안타와 우전 안타로 밥상을 차렸다. 첫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한 문동주가 흔들렸다. 문동주는 양의지를 잡기 위해 137㎞/h 빠른 슬라이더를 던졌으나 이는 양의지의 방망이에 그대로 걸려들었다. 타구는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이 됐다.위기는 계속됐다. 두산은 전날 스리런 홈런을 친 김재환이 안타로 기회를 이어갔다. 이어 5번 타자 양석환이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고, 1사 후 박준영까지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문동주는 결국 만루 위기에서 김대한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 실점을 5로 늘렸다.3분의 1이닝 만에 무너졌지만, 그대로 지진 않았다. 1회를 마친 그는 안정을 찾고 이후 이닝을 정리해갔다. 그를 괴롭혔던 두산 상위 타자들을 만났으나 두 번째 바퀴에서는 정수빈부터 박준영까지 일곱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문동주가 버티는 동안 타선도 추격했다. 한화는 4회 제구 난조가 찾아온 알칸타라를 상대로 3루타와 볼넷 2개로 만루 기회를 잡은 후 이도윤의 적시타로 두 점을 추격했다. 한 점 차로 승부를 알 수 없게 된 상황. 다만 문동주가 이 흐름을 지키진 못했다. 4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선두 타자 김대한에게 볼넷을 내줬다. 후속 타자 조수행 때 땅볼을 얻었지만, 그의 도루가 나온 후 정수빈이 적시타를 쳐 문동주의 실점 숫자를 6으로 늘렸다.추가 실점이 나오자 한화 벤치도 결국 교체를 결정했다. 문동주는 4회 1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신인 황준서에게 넘기고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황준서가 문동주의 책임 주자인 정수빈을 불러들일 경우 자책점은 7이 된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1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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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등판 자처→승리 투수...10년 전 9연승 이끈 양현종, 10연승 도전 '선봉장'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5)이 10연승 기로에서 다시 출격한다. KIA는 지난 6일 잠실 두산 베어스 원정에서 승리, 지난달 24일 KT 위즈전부터 이어진 연승 숫자를 ‘9’로 늘렸다. 2013년 6월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해낸 뒤 무려 3730일 만에 다시 맹렬히 질주했다. KIA는 10연승 도전에 나서는 7일 두산전에서 에이스 양현종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약 10년 만에 거둔 9연승도 쾌거지만, 자릿수가 늘어나는 연승은 더 큰 의미가 있다. 선봉장으로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팀 리더가 나서는 것. 양현종은 후반기 개막 직후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비로 순연된 8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선 2이닝 동안 8실점, 일주일 휴식 뒤 나선 15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5와 3분의 2이닝 7실점을 기록했다. 15일 키움전은 상대 간판타자 이정후가 부상으로 빠진 타선이었다. 양현종은 이후 열흘 동안 휴식을 취했다. 이 시기 가족들과 함께 보내며 심신을 달랬다. 다시 돌아온 양현종은 팀 9연승 기간 두 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8월 26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선 6이닝 2실점, 지난 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은 KIA의 이전 9연승 때도 힘을 보탰다. 선발 투수였던 그는 2013년 6월 20일 한화전을 앞두고 불펜 대기를 자처했고, 윤석민(5이닝 3실점)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서 2와 3분의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타선이 7회 초 공격에서 3점을 지원하며 승리 투수까지 됐다. 9연승 기간 그가 3승을 거뒀다. 10년 전 질주에 힘을 보탰던 양현종은 그사이 팀 에이스, 리그 대표 투수로 성장했다. 어느새 베테랑이 됐지만, 관록 있는 투구로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양현종은 올 시즌 두산전에 한차례 등판했다. 5월 14일 잠실 원정에서 5와 3분의 1이닝 동안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팀 연승 견인뿐 아니라 몇 차례 대량 실점하며 4점(4.06) 대를 기록하고 있는 개인 평균자책점도 3점 대로 끌어내릴 수 있는 기회다. 제 모습을 되찾은 양현종이 KIA팬에 ‘늦여름의 추억’을 선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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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KIA 변곡점 만든 나성범-김도영, 3730일 만에 9연승까지 합작

KIA 타이거즈 변곡점을 만든 두 타자, 나성범과 김도영이 9연승을 이끌었다. KIA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7-1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KIA는 8월 24일 KT 위즈전부터 이어진 연승 숫자를 ‘9’로 늘렸다. 2013년 6월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3730일 만에 거둔 9연승이다. 약 10년 만에 최고의 경기력을 재현하고 있다. 올 시즌 57승 2무 50패를 기록한 KIA는 이날 키움 히어로즈를 잡은 4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유지했다. 이 경기 포문은 나성범이 열었다. 0-0 동점이었던 3회 초 1사 2루에서 타석에 나선 그는 상대 선발 투수 곽빈의 커브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KIA 화력은 소강되지 않았다. 4회 초, 선두 타자 김태군이 사구로 출루했고, 이어 나선 최원준과 박찬호가 연속 안타를 치며 1점을 추가했다. 박찬호는 오버런을 하다가 두산 야수진에 태그아웃 됐지만, 이어 나선 김도영이 곽빈의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투런포. KIA가 2-0으로 앞서 간 순간이다. KIA의 득점은 멈추지 않았다. 한바탕 휘몰아친 화력쇼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나성범이 곽빈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쳤다. 두산은 이 상황에서 투수를 바꿨다. 하지만 구원 투수 이형범은 후속 타자 최형우에게 다시 2루타를 맞고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고,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도 중전 안타를 맞았다. 곽빈의 실점은 6점으로 늘었다. KIA는 7-0으로 앞서갔다. 선발 투수 토마스 파노니의 6이닝 무실점 호투까지 더해진 KIA는 반전을 허락하지 않고 7-1로 승리했다. 선제 투런포, 상대 기세를 완전히 꺾는 추가 투런홈런을 친 나성범과 김도영이 이 경기 승리 주역이었다. 두 선수는 공통점이 있다. 나성범은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차출 기간 당한 종아리 부상, 김도영은 SSG 랜더스와의 개막 2연전 입은 발등 부상 탓에 6월 셋째 주까지 전력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두 선수는 6월 23일 광주 KT전에 나란히 복귀했다. 부상 후유증, 공백기 여파는 전혀 없었다. 김도영은 복귀 뒤 출전한 첫 10경기에서 멀티히트만 5번 해냈다. 나성범은 11경기 만에 홈런 5개를 쳤다. 두 선수는 복귀 뒤 KIA의 연승이 시작되기 전인 8월 23일 KT전까지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중심 타선에 나서는 나성범은 타율 0.336·11홈런·32타점, 테이블세터 한 축인 김도영은 타율 0.287·28득점을 기록하며 각자 임무를 잘 해냈다. 다른 타자들의 타격 사이클까지 동반 상승 곡선을 그리자, KIA는 역대급 화력을 뿜어냈다. 9연승째를 거둔 6일 두산전까지 나성범과 김도영이 복귀한 뒤 치른 46경기에서 KIA는 29승 1무 17승, 승률 0.630를 기록했다. 반등을 이끈 두 주역이 10년 3개월 만에 9연승까지 이끌었다. 경기 뒤 김도영은 "10년 전에는 열한 살이었다. 프로야구는 잘 보지 않았다. 하지만 나도 KIA팬으로서 이렇게 연승에 기여해 영광이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도영은 "장타 욕심은 없다. 내 임무인 출루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도 전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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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젊은 미라클' 이승엽의 2023년

이승엽(46) 두산 베어스 감독이 자신을 향한 의구심을 씻어내고 있다. 두산의 42년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깊게 새겼다.두산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8-5로 승리했다. 지난 1일부터 이어온 연승을 11경기로 늘렸다. 11연승은 두산이 1982년 OB 베어스로 창단된 이후 41년 넘게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26일 롯데전 패배로 연승의 숫자는 마무리됐지만, 팀과 감독이 자신감을 가지기 충분한 숫자다. 행운이라면 행운이다. 11연승 기간 신들린 작전과 투수 교체 같은 건 없었다. 순리대로 운영해도 선수들이 120% 활약했다. 부진했던 이들도 하나씩 살아났다. 간간이 내린 비도 지칠 수 있는 선수들의 체력을 지켜줬다.25일 롯데전에서도 선발 브랜든 와델이 5이닝 9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전반기 막판 부상으로 이탈했던 허경민은 직전 광주 KIA 타이거즈전 결승 홈런에 이어 이날 결승 2루타를 쳐냈다. 올 시즌 부진했던 김재환의 투런포는 화룡점정이었다. 기적이라면 기적이다. 지난해 두산은 창단 후 처음으로 9위까지 추락했다. 2022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올랐던 동력은 다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왕조 주축 다수가 FA(자유계약선수)로 떠났고, 남은 선수들도 부진했다. 빈자리가 늘었지만, 새 얼굴이 부족했다. 명장으로 불린 김태형 당시 두산 감독도 수습하지 못하고 떠났다.그런 상황에서 두산은 지도자 경험이 전무했던 젊은 리더 이승엽을 택했다. 이어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양의지를 영입했지만, 전문가들은 두산을 5강 후보로 거론하지 않았다. 행운과 기적 사이에서 이승엽 감독은 새 길을 만들고 있다. 두산의 전성기는 언제나 젊은 감독으로부터 시작했다. '허슬두'와 '화수분'의 문을 연 김경문 전 감독은 2004년 첫 시즌을 포함해 세 차례 KS에 진출하며 두산의 전성기를 열었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부임하자마자 KS 우승을 거둬 왕조의 시작을 알렸다.이승엽 감독도 첫해부터 안착하고 있다. 선수들로부터 "감독님 믿음 덕분에 11연승을 거뒀다"는 인정을 받았다. 호세 로하스, 강승호 등 2군을 다녀온 이들은 물론 양의지, 라울 알칸타라, 곽빈 등 투타 에이스까지도 모두 부진한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믿고 기다렸고, 그들은 연승의 주역이 됐다.이승엽 감독은 11연승을 통해 2000년 김인식 전 감독, 2018년 김태형 전 감독이 세운 10연승 기록을 깼다. 총 5번의 KS 우승을 합작한 두 선배 감독을 넘어 두산의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선배 사령탑과 비교하는 주위 평가에 대해 이 감독은 "감독을 맡은 지 1년도 안 됐다. 많이 부족하고, 팀은 이제야 조금씩 좋아지는 시점"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개막전부터 힘든 시기가 많았지만, 팀이 조금씩 안정돼 왔다. (내가) 선수들을 알아가면서 경기를 풀어갔고, 조금씩 좋아진 게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공을 돌렸다. 이승엽 감독은 자신과 팀을 향한 의구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시즌 전 평가가 낮아 (마음이) 더 편했던 것 같다"면서도 "5위권에 들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에 '더 해보자'는 마음도 들었다. '주위 평가가 잘못됐다는 걸 보여줘도 좋지 않을까'는 생각을 항상 했다. 중간 평가는 뒤집었다고 볼 수 있겠다"고 했다.2014년 6위에 그친 두산은 김태형 감독 선임과 대형 투자(장원준 4년 84억원 FA 영입)를 기반으로 정규시즌 3위를 기록한 후 KS 역전 우승을 거뒀다. 9위로 떨어진 후 이승엽 감독과 양의지를 영입한 두산은 공교롭게도 올해 역시 3위까지 올라가 있어 그때를 떠올리게 한다. 이승엽 감독은 "모든 평가는 시즌을 끝마치고 받아야 한다. 내일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들뜰 수 있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대신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모두 만족하지 않고 집중해서 지금 좋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게 하겠다. 부진해도 더 많이 (순위가) 떨어지지 않게 버티는 팀을 만들겠다. 평가는 시즌이 끝나고 해달라"고 전했다.이어 이승엽 감독은 "팬분들께서 더 많은 승리를 원하시는 걸 알고 있다. 선수들은 어떤 경기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줄 거다. 시즌이 끝났을 때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승리를 거두도록 하겠다"며 "시즌 후 '정말 고생했구나'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아직은 이르다. 더 달리겠다"고 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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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타점 커리어하이 페이스' 채은성 " 주자가 있으면 더 좋다"

채은성(33·한화 이글스)은 올 시즌 타점 생산 능력이 돋보이는 타자다. 채은성은 지난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3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소속팀 9-5 완승을 이끌었다. 24일 KIA 2차전에서는 0-1로 지고 있던 6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투수 윤영철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좌월 솔로 홈런을 쳤다. 시즌 8호. 채은성은 24일 기준으로 출전한 40경기에서 타점 32개를 남겼다. 에디슨 러셀(36개·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오스틴 딘(32·LG 트윈스)과 함께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국내 타자로 좁히면 1위다. 18경기에서 타점을 올릴 만큼 꾸준했다. 득점권에서도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채은성은 “아무래도 주자가 있거나 득점권에서 타석에 나서면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을 더 좋아하는 건 맞다”라며 웃었다. 채은성의 타점 부문 커리어 하이는 2018시즌의 119개다. 리그 4위 기록이었다. 당시 채은성은 시즌 첫 40경기에서 타점 30개를 기록했다. 생산 페이스가 더 빠른 올 시즌은 개인 최다 기록을 경신할 적기다. 채은성은 “주자가 나가야 기록할 수 있는 타점이기 때문에 숫자 목표를 따로 정하지 않는다. 2018시즌에도 그저 ‘내 타석에 주자가 있으면 어떻게든 홈으로 불러들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선 게 쌓여서 100개를 넘긴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채은성은 “팀 성적이 안 좋은데 나 혼자 100타점을 올리는 건 의미가 없다. 승리에 직접 기여하는 타점이 많은 게 가장 좋다”라고 했다. 이어 “무사 또는 1사 3루 상황에서는 꼭 안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타점을 올릴 수 있다. 허망하게 삼진을 당해 물러나지 않도록 더 공격적인 승부가 필요한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배들에게도 그런 자세를 강조한다. 23일 KIA전에서 한화 신인 야수 문현빈이 1회 초 1사 만루 기회에서 삼진으로 물러나자, 채은성이 후배에게 다가가서 “방어적인 자세는 독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채은성은 지난달 26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3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7경기에서 타율 0.074에 그쳤다. 왼쪽 엄지손가락 통증 탓이다. 진통제를 맞기도 했지만, 좀처럼 호전되지 않아서 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4일 두산전부터 치른 15경기에서 3할(0.333) 대 타율을 기록하며 다시 제 페이스를 찾았다. 이 기간 타점도 12개를 올렸다. 채은성은 “생각보다 통증이 오래가고 있다. 손가락 부상은 완벽하게 낫기 어렵다더라. 선수 대부분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다. 부상 탓에 못 한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대전=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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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신인 보는 재미가 이토록 쏠쏠하다니....야구팬에 선사한 2023년 선물

2023 KBO리그가 역대급으로 다채로운 신인왕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화제성도 만점이다.지난 시즌(2022) 개막 첫 달(3~4월)은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제2의 이종범’으로 기대받고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1위에 올랐던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은 주전 3루수로 22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179에 그치며 자리를 류지혁에게 내줬다. 그와 함께 연고 지역(광주) 최고 유망주로 평가 받던 투수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부상 탓에 5월 10일에야 데뷔전을 치렀다. 순수 신인들이 빛나지 못한 자리에 중고 신인들이 등장했고, 두산 베어스 셋업맨 정철원이 수상자가 됐다.올 시즌은 일단 야구팬의 시선을 사로잡은 신인 선수가 많다. 대표 선수는 한화 김서현(19)이다. 지난해 9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투수다. 실전과 멘털 관리 차원에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해지만, 지난달 19일 두산전에서 구원 등판,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임무를 다했다. 시속 157~9㎞/h 강속구를 뿌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야수 실책 탓에 실점하고, 강속구가 피홈런으로 이어지는 등 고전하기도 했지만, 김서현의 투구는 큰 관심을 받았다. 5일 기준으로 6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하며 3자책점을 기록했다.3~4월 1위에 오른 롯데 자이언츠에도 신형 엔진이 있다. 김민석(19)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리그 넘버원 타자 이정후와 같은 휘문고 출신으로 탁월한 콘택트 능력과 변화구 대처력을 인정받으며 ‘제2의 이정후’로 기대받고 있다.김민석은 올 시즌 출전한 21경기에서 타율 0.246을 기록했다. 숫자보다는 타석에서의 자세를 주목하는 팬들이 많다. 롯데가 9연승을 거둔 2일 KIA전에서는 데뷔 첫 3안타(한 경기 기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부상으로 재활 치료 중인 황성빈을 대신해 리드오프 역할을 해내고 있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배출한 신인왕은 염종석(현 동의과학대 감독)이다. 31년 전인 1992년이다. 김민석이 그 계보를 이어줄 선수로 기대받고 있다.김서현에 이어 전체 2순위로 KIA에 지명된 윤영철(19)도 프로 무대에 적응했다.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이정후가 있는 키움 타선을 상대로 삼진 7개를 잡아내며 주목받은 그는 당당히 5선발을 꿰차며, 2년 전(2021년) 신인왕에 오른 이의리와 비슷한 행보를 보여줬다. 지난달 15일 키움과의 공식 데뷔전에선 3과 3분의 2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3일 롯데전에선 상대 10연승 도전에 제동을 거는 호투(5이닝 1실점)로 데뷔승을 거뒀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제구력과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탁월하다는 평가다.LG 트윈스 옆구리 투수 박명근(19)도 존재감이 있다. 그는 등판한 13경기에서 1승·2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시속 150㎞/h 강속구에 공의 궤적과 움직임 모두 타자에게 위압감을 준다. 그동안 LG가 젊은 투수를 불펜 주축으로 키운 전력이 많은 점도 신인왕 레이스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시점에 순수 신인 3인방보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조금 더 앞선 선수는 문동주(20·한화)다. 2022시즌 28과 3분의 2이닝 밖에 소화하지 않으며 신인왕 조건(입단 5년 이내·30이닝 이하 소화)을 만족했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부터 도약을 예고한 그는 지난달 12일 KIA전 1회 말 박찬호와의 승부에서 시속 160.1㎞/h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뿌려, 역대 국내 투수 최고 구속을 신기록을 경신했다. 150㎞/h 대 후반 묵직한 강속구에 변화구 제구력도 한결 정교해졌다. 올 시즌 등판한 4경기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했고, 5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전적은 1승 2패 평균자책점 4.30이다.중고 신인 중에는 NC 투수 이용준(21)도 다부진 투구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2021년 2차 드래프트 2라운더 유망주로 올 시즌 등판한 6경기에서 23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14를 기록했다. 개막 전 이탈한 외국인 투수(테일러 와이드너)의 자리를 메우며 기존 국내 선발 투수들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KIA 2년 차 구원 투수 최지민(20)도 빼놓을 수 없다. 2022시즌 140㎞/h 대 초반에 그쳤던 빠른 공 구속이 150㎞/h까지 올라왔다. 5일 기준으로 등판한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2를 기록했다. 데뷔 첫 홀드도 기록했다. 셋업맨 자리를 맡고 꾸준히 홀드를 쌓으면 경쟁력이 생긴다. 2019년 신인왕 정우영(LG 트윈스) 2022년 신인왕 정철원(두산)은 셋업맨이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0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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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 합심] 리셋할 땐 완전히 바꾸자, 나균안처럼

지난주 칼럼에서 멈춤과 리셋 (reset)을 이야기했습니다. 소개한 A선수는 첫번째 기록에 이어 다음 차례 때도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냅니다. 이와 관련 어느 분께서 의견을 주셨습니다.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믿고 기다려라, 본인의 진가는 시간을 두고 나타난다는 말인가요?’좋은 포인트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멈춤의 원인을 따지지 말라’고 했기에 그렇게 질문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예전에 말씀드렸듯이 어떤 이슈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인과관계를 찾으려 무척 애를 씁니다. 그런데 진짜 원인이 아닌 것을 이유라고 연결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은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 (thinking, fast and slow)’에서 이러한 ‘어림짐작 (heuristic)’의 편향 (bias)을 상세히 설명합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평균이나 확률을 놓고 심사숙고하지 않고 어림짐작으로 복잡한 현상을 단순하고 빠르게 받아들인다는 내용입니다.예를 들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무차별 로켓 공격으로 공포에 떤 영국의 수도 런던에 이상한 소문이 돕니다. ‘런던 시내에 독일 스파이가 있어 특정 지역에 로켓포가 떨어진다’는 괴담입니다. 당시 기술로는 로켓이 무차별적으로 떨어진 것일 뿐, 더 많이 폭격받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는 크지 않았고 우연의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폭격이 없는 지역에 첩자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카너먼은 통계학자 윌러엄 펠러를 인용, “사람들은 있지도 않은 유형을 얼마나 쉽게 찾아 내는가. 무작위로 일어나는 현상이 비전문가 눈에는 일정한 유형으로 반복돼 무리를 이루는 성향처럼 보인다”고 설명합니다. 힘들어 멈추려는 동료에게, 친구에게, 가족에게, 또는 여러분 스스로에게 따져 묻기 전에 먼저 내면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어떨까요. 원인과 이유를 찾으려는 노력, 문제를 해결해 돕겠다는 의도는 이해할 만 합니다. 그러나 작은 단서에 지나치게 의미부여를 하거나 충분한 근거없이 단순한 현상을 원인으로 끼워 맞추다 보면 정작 당사자의 마음과 어긋납니다. ‘힘들 때 주위에서 해주는 위로와 충고가 어쩔 땐 더 힘들게 만들더라’는 어느 분의 말이 떠오릅니다. 당신의 진심을 보여주고 싶다면, 연결되고 싶다면, 힘든 상대의 마음을 공감하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이제 여러분 곁의 누군가가, 혹은 여러분이 멈춤에서 돌아와 리셋 버튼을 누르려 합니다. 그런데 리셋은 그냥 엔진을 다시 돌려 가던 길을 가는 것이 아닙니다. ‘리셋=전략의 재발견’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전략을 수정해 판을 완전히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대는 그동안 나의 패턴에 익숙하기에 리셋 이후의 나를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리셋 효과 중 하나입니다. 이와 관련, 저의 실패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야구단에 있을 때 다른 팀의 ‘저평가 우량주’를 찾아 다녔습니다. 잠재력은 큰데 부진을 거듭하는 유망주를 관찰하며 상대팀 미래를 예측하고, 트레이드 가능성을 따졌습니다. 수년 전 프로야구 롯데의 나균안 선수가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하는데 연고지역 출신이기도 해 유심히 살폈습니다. 자체 분석에서 투수로서 성공 가능성에 물음표가 나왔습니다. 구종 가치 등에 대한 평가가 낮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이 선수는 소속 팀의 대들보로 우뚝 섰습니다. 무엇이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데이터 그 자체는 정확했겠지만 완전히 리셋시킨 경우 분석의 한계가 보입니다. 왜 그렇게 까지 바꾸려는지 선수의 마음을 당장의 숫자는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가 계속 수정하고 단련하는 과정을 파악하는데 부족했습니다. 일정한 패턴을 중심으로, 평균치를 활용하는 데이터 분석의 방식이 리셋 이후 여러 시도를 간과했을 수 있습니다. ‘잘 될까’ 의심한 제가 크게 한방 먹었습니다. 나 선수의 리셋을 늦었지만 응원하며 저도 또하나 배웁니다. 리셋의 결정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끼치는 현상유지, 매몰비용, 손실회피 등 여러 행동 경제학의 개념과 사례 연구가 있습니다. 다음 기회에 더 깊이 다뤄보겠습니다.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AC)다. 2023.04.24 07:02
프로야구

주말 시범경기에 10만명 몰렸다, WBC 후유증 속 야구열기 선방

4년 만의 유관중 시범경기. 주말 유료 관중만 10만 명이 몰렸다.26일(일) 전국 5개 구장엔 총 2만4739명의 관중들이 몰렸다. ‘이승엽 더비’로 관심을 모은 잠실 삼성-두산전에 6199명이 몰려들었고,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엔 582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도 5503명이 직관했고, 고척 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 경기에 3915명, 수원 SSG 랜더스-KT 위즈전에 3302명이 찾았다. 지난 18일과 19일, 26일 사흘 동안의 주말 시범경기 관중까지 합치면 10만명이 넘는다. 첫 주말 경기였던 18일(토)에 2만4052명이 몰렸고 이튿날인 19일(일)엔 2만9525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26일(토)엔 2만5138명이 경기를 직관했다. 경기 당 평균 5172명이 직관해 열기를 더했다. 특히 18, 19일 대구 KT-삼성전엔 1만5574명의 관중들이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아 문전성시를 이뤘다. 주말 시범경기가 유료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 의미 있는 숫자다. 주중 시범경기는 무료로 개방되지만, 주말 시범경기는 최소 3천원에서 최대 2만원까지 받는다. 대구와 사직, 창원이 3천원에서 5천원의 가격으로 티켓을 판매하고 있고, 고척은 성인 기준 1만원에서 2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가격과 상관없이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아 식지 않은 야구 열기를 실감케 했다. 물론 시범경기의 관중 숫자로 야구 열기가 식지 않았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유료지만 정규시즌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장할 수 있고, 평균 관중 수도 최근 유관중 시범경기가 열렸던 2019년(2일·10경기·평균 6023명)과 2018년(2일·10경기·평균 9692명)보다 낮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관심과 열기가 정규시즌까지 온전히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한국야구는 지난 3월 열린 WBC 본선 1라운드 탈락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국제무대에서의 부진이 KBO리그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전전긍긍하는 중이다. 하지만 시범경기 흥행으로 어느 정도 선방은 했다. 시범경기에서의 열띤 열기가 정규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승재 기자 2023.03.26 19:00
프로야구

상대 선발이 용병이면 잘 던졌는데...기량 저하 의심되는 KT 1선발

KT 위즈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향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제는 기량 저하가 의심된다. 데스파이네는 2020시즌 15승을 거두며 KT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승을 경신했다. 2021시즌에도 13승을 거두며 KT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도 3차전에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은 부진하다. 등판한 15경기에서 3승 8패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21번을 해내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올 시즌은 5번뿐이다. 4점 이상 내준 등판이 8번이다. 데스파이네는 독특한 루틴을 가진 선수다. 정기 휴일(월요일)이 있는 KBO리그에선 선발 투수 대부분 5일 휴식 뒤 나선다. 6연전 첫 경기(화요일)에 나서는 투수만 4일 휴식 뒤인 일요일 등판을 소화한다. 반면 데스파이네는 4일 휴식 뒤 등판을 선호한다. 그동안 이 루틴을 지켰을 때 성적도 좋았다. 무엇보다 등판한 경기에서 꼭 100구를 채우려고 한다. 실점 정도, 이닝과 상관없이 말이다. 데스파이네의 루틴을 지켜주면, 다른 투수들의 등판 간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코칭 스태프는 1선발 예우를 해줬다. 1~2회 무너진 경기도 가급적 5회까지 맡겼다. 그러나 올 시즌처럼 부진하면 더 배려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일단 데스파이네의 부진이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인지,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 등 기량 저하가 시작된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 코칭 스태프도 부진한 원인을 명확하게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 한 가지 주목되는 지점이 있다. 데스파이네는 경기 상황, 상대 타선 그리고 상대 선발 투수에 따라 집중력 기복이 있는 투수라는 게 이미 내·외부 평가를 통해 드러났다. 꽤 흥미로운 데이터는 데스파이네가 상대 선발 투수가 자신처럼 용병일 때 더 잘 던졌다는 것.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5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메이저리그(MLB)에서 90승을 거둔 이반 노바를 상대 선발로 맞이했다. 이 경기에서 데스파이네는 4자책점을 기록했지만, 6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투지 있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글렌 스파크맨과 같은 마운드에 오른 4월 16일 홈 경기에선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5월 7일 두산 베어스전은 로버트 스탁을 상대로 6이닝 1실점(0자책점), 5월 17일 LG 트윈스전에서는 케이시 켈리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반면 올 시즌 5자책점 이상 기록한 3경기 상대 선발은 모두 국내 투수였다. 데스파이네는 2021시즌도 외국인 투수가 상대 팀 선발로 등판한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4·QS 8번을 기록하며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난타당하며 4이닝도 채우지 못한 등판이 2번 있긴 했지만, 대체로 국내 투수들이 나설을 때보다는 집중력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상대 에이스급 투수가 등판했을 때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1선발로서의 책임감이 작용했을 수도 있고, 그냥 외국인 투수와 같은 마운드에 섰을 때 승리욕이 더 클 수도 있다. 그런 데스파이네가 최근 2경기에서 모두 외국인 투수와 선발 맞대결을 하고도 부진했다. 스탁이 나선 18일 두산전에서는 4이닝 4실점, 아담 플럿코와 붙은 25일 LG전도 6이닝 4실점 하며 QS에 실패했다. 이 중 LG 타선은 2020~2021시즌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데스파이네는 NC 다이노스전이 우천으로 순연된 지난 23일,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그라운드에 나와 캐치볼을 소화했다. 이 또한 루틴으로 보인다. 그는 달라진 게 없다. 그러나 숫자는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우리 나이로 서른여섯 살. 노장 외국인 투수가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2.06.28 10:46
야구

KIA, 지독한 투·타 엇박자

KIA는 최근 10경기에서 2승(2무 6패) 밖에 거두지 못했다. 8월 28일 SSG전부터 3연패를 당한 뒤, 1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3-2로 신승하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지만, 이어진 리그 상위 팀 삼성과의 2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올 시즌 유일하게 상대 전적(6승 1무 1패)이 앞섰던 최하위 한화와의 4·5일 2연전도 1패 1무를 기록했다. KIA는 6월까지 25승 43패를 기록하며 리그 9위에 머물렀다. 최형우, 박찬호 등 주축 야수들이 부상에서 복귀한 뒤 잠시 반등했다. 7월 첫 6경기에서 전승을 거뒀고, 올림픽 브레이크가 끝나고 리그가 재개한 뒤 치른 4경기에서도 2승 2무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다. 전환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투·타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대할 수 있는 선발 투수가 나선 경기에서는 타선이 침묵한다. 지난 2일 광주 삼성전이 대표적이다. 신인왕 후보이자 리그 피안타율(0.193) 1위를 지키고 있던 이의리가 등판한 경기였다. 그가 5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분투했지만, 타선은 1득점에 그쳤다. 이의리는 올 시즌 등판한 18경기에서 평균 1.83점밖에 지원받지 못했다. 리그 선발 투수의 평균 득점 지원(3.51점)보다 크게 낮은 기록이다.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이 등판한 1일 두산전도 그랬다. 멩덴은 7이닝 동안 2점만 내줬다. 하지만 KIA 타선은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1점밖에 내지 못했다. 9회 초 최원준의 역전 투런 홈런 덕분에 3-2로 승리했지만, 전형적인 승리 공식은 지켜지지 않았다. 모처럼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한 경기에서는 불펜이 흔들렸다. 4연패 기로에 있던 5일 한화전 얘기다. 0-1로 지고 있던 2회 초 공격에서 최원준이 상대 선발 투수 김기중 상대 2타점 적시타를 치며 바로 역전을 이끌었다. 3회는 김태진이 1점 더 달아나는 1타점 2루타를 쳤다. 하지만 4회 말 마운드에 오른 우완 사이드암 투수 박진태가 사구와 2루타를 허용하며 2·3루 위기를 자초한 뒤 후속 세 타자를 상대로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3-3 동점을 내줬다. 바뀐 투수 한승혁도 최재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7회 초 2사 1루에서는 4번 타자로 나선 황대인이 한화 셋업맨 김범수로부터 중월 투런 홈런을 치며 5-4, 재역전을 이끌었다. 그러나 KIA는 결국 승리하지 못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9회 말에 안타 2개와 사구 1개를 허용하며 동점 위기를 자초한 뒤 에르난 페레즈에게 동점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5일 현재 9위 KIA는 10위 한화와의 승차는 4경기에 불과하다. 한화는 거포 유망주 김태연과 페레즈가 합류한 뒤 공격력이 좋아졌다. 이제 KIA는 위가 아닌 아래를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선수단을 향해 "이미 일어난 일에 미련을 두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눈앞에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최대한 심플하게 생각하는 선수가 성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순위, 연패 숫자를 지워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반드시 1승이 필요한 경기에서 투·타 엇박자가 이어지면 KIA의 하위권 탈출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안희수 기자 2021.09.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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